외로운밤에 떠난 무계획 야간 산책
도시의 밤은 대개 경계선처럼 느껴진다. 할 일을 마치고도 잠들지 못하는 시간, 창밖으로 흘러나오는 엷은 불빛과 낯선 기척 사이에서 마음은 목적지를 잃는다. 외로운밤에는 시계가 느리게 걸어가고, 방 안의 공기는 더 자주 멈춘다. 그럴 때 나는 실내의 답답함을 벗기듯, 갑작스럽게 신발을 신고 문을 나선다. 계획이라고 할 만한 것은 거의 없다. 두툼한 겉옷이 필요한지, 우산이 필요한지, 대강의 감으로만 판단하고 현관문을 닫는다. 사실상 무계획이다. 그래도 한번 걸어보기 시작하면, 도시가 보여주는 밤의 결은 낮과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이 조금은 위로가 된다. 무계획의 효용 무계획 산책이 주는 첫 번째 이점은 관성에서 탈출하는 속도다. 운동을 하려면, 루트를 정하고, 시간을 배분하고, 기록을 남기는 식의 틀이 붙는다. 그런 절차는 종종 몸을 움직이기 전에 마음을 지치게 만든다. 외로운밤에는 이 피로가 더 크게 다가온다. 반면, 무계획 산책은 생